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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심채경] 창백한 푸른 점

https://youtu.be/Oi3OAcE8uJk 심채경 작가가 뽑은 책플리(책 읽으며 듣기 좋은 노래)

 

[책 선정이유]
몇개월 전부터 아빠는 갑자기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빠는 나를 만날 때마다 늘 우주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 수도없이 설명해주었다. 심지어 몇억몇천만배, 몇경만배... 구체적인 숫자까지 외워가며 열심히 설명했다.(나는 지금도 숫자가 기억이 안난다) 우주가 그렇게 크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좀 허무한 기분이 들지 않느냐고 아빠에게 물었는데, 아빠는 오히려 그 사실이 자기에겐 위로가 된다고 했다. 짊어지고 있던 고민들이 우주의 점만큼도 안된다 생각하면 홀가분해지는 기분이라고. 그리고 아빠는 늘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그런 원초적인 고민들을 생각하고 평생의 숙제처럼 짊어지고 있었는데, 우주를 공부한 이후로 자신이 결국엔 '무(
無)' 였다는 것을 결론짓고 모든 고민을 훌훌 털었다고 한다. 그리고 덧붙이듯 말했다. '죽으면 어디로 갈까, 사후세계가 있나 아니면 다시 무언가로 태어나는 건가.. 궁금해 할 필요가 없었어. 죽으면 우주가 되는거야. 인간은 그냥 우주에서 잠깐 반짝였다 타버리는 먼지같은거야. 우주가 신이야.' 그 이후로 우주를 생각하면 아빠가 떠올랐다. 언젠가 아빠가 세상에 없는 날이 오면 우주 어딘가에 있다고 믿게 될 것 같았다.
서론이 길었는데... 아무튼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아빠가 우주 이야기를 할때마다 나는 영혼없는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릴 뿐이었는데, 스쳐지나가듯 본 이 책을 보고 천문학자에게 우주는 어떤 의미일까 싶었다. 그리고 대답만하기보다 아빠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어떤 정보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결국 아빠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다..

[독서 소감]
책을 읽기 전에는 천문학에 대한 내용이 나오겠구나, 전문적인 지식과 견해가 나오겠구나 했는데, 생각보다 더 일상적인 내용이었다. 다 읽고나서야 비로소 제목이 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인지 알게되었다. 1부에선 대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2부에선 이공계 종사자(과학자)로서 겪는 일들, 3부에선 천문학적 지식을, 4부에선 태양계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는데, 일상의 다양한 소재로 천문학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결론적으로는 저자는 별과 행성에 대한 연구를 하는 천문학자라서 먼 우주를 좋아하는 아빠와 이야기 나눌 어떤 지식을 크게 얻진 못했지만.. 이후에 저자의 연구에 대해서 리서치하면서, 또 강연을 찾아보면서 천문학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강연을 쉽고 재밌게 너무 잘하셔서 우주이야기를 듣는 초등학생처럼 홀린듯 영상을 봤다..)  

[인상깊었던 구절]
-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도중에 그만두지 못했던 것은 떠날 용기가 없어서였다. 그러나 남은 채 버텨내는 데도 역시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떠난 이들은 남지 못한 게 아니라 남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고, 남은 이들은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떠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다. 이제는 안다. 어느 쪽을 선택했든 묵묵히 그 길을 걸으면 된다는 것을. 파도에 이겨도 보고 져도 보는 경험이 나를 노련한 뱃사람으로 만들어주리라는 것을.

- 보이저는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부터 가지고 간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차 가벼워지고, 그 빛조차도 너무 희미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작가/작품 리서치]
- (책에도 나왔지만) 경희대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에서 학,석,박사를 모두 마치고 연구원, 학술 연구 교수로 20여년간 천문학을 연구했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전공했지만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달을 연구하고 한국 달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는 달과학자가 없었다고 한다. 심채경 천문학자가 문을 열었다.)

- 네이처지에 실린 인터뷰에 대해서 : 해외에선 달의 크레이터(쉽게말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토끼모양의 어두운 부분) 하나를 두고 연구를 한다. 그런데 심채경 천문학자는 아무 지식 없이 달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천문학 연구처럼 수천 수만개의 크레이터를 통계적으로 접근해서 분석하게 되었는데 그 부분이 해외에서 반응이 좋았던 것이다. 결국에 그 분석은 최초로 달의 크레이터가 태양풍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었다.
+ 지구에는 대기가 있어서 태양풍이 오지 않는데 남극과 북극에는 닿게 된다. 오로라가 바로 그 태양풍으로 부터 생긴 현상임. 

- 2022년 8월 5일 심채경 천문학자가 참여한 달탐사선 '다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했고, 가장 최근 소식으로는 12월 26일에 달 궤도에 무사히 안착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달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다누리호는 세계 최초로 달의 표면을 편광으로 관측하게 되는데, 사실 지구상에서도 편광으로 달의 표면을 관측할 수 있지만 다누리호는 최초로 달의 뒤편까지 관측한다. (달의 뒤편은 지구와의 교신이 끊기기 때문에 탐사하기 어려움. 아폴로호가 최초로 한바퀴를 돌아 뒷편을 관측했고, 그 다음으로는 중국이 달의 뒤 표면에 최초로 안착한 이력이 있다.) 
+ 달을 왜 연구하는지에 대해서도 나왔는데, 첫째로 달에는 헬륨3,희토류와 같은 천연 자원이 많기 때문에 이를 에너지 자원으로 쓰기 위해서고 (그래서 다누리호가 편광으로 달의 표면을 관측하는 것임) 두번째로는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화성에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한번에 가려면 에너지가 훨씬 많이 필요한데,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달을 거쳐 출발하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달을 정거장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 책에서 나온 bts 노래 어쩌구.. 진짜 달 탐사선에 실려서 갔다고 한다 ㅋㅋㅋ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지구로 송출할 예정이라고..

- 심채경 천문학자는 연구직이 적성에 잘 맞았다고 한다. 영문학과를 나왔어도 혹은 다른 이공계열 어떤 학과를 나왔어도 본인은 연구원이 되었을 거라고 한다. 천문학이었기 때문에 연구원이 된 것은 아니라고 함. (엉덩이 붙이고 오랜시간 앉아있는 걸 좋아하고 잘한다고..)

- 책 커버는 우주, 커버 벗기면 달..

 

[발제]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_본문 중에서

여러분도 동경하는 사람이 있나요? 어떤 사람을 동경하나요?

 

[대화 주제]
- 이번에 bts 노래가 달 탐사선에 함께 실렸는데요. 여러분이 우주로 가게 된다 했을 때 딱 한곡을 들고 갈 수 있다면 어떤 곡을 고를건가요? 
- 외계인이 있다고 믿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