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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한강/작별하지 않는다] 제목이 가진 의미

말을 꺼내지도, 얼굴을 마주보지도 않은 채 우리는 앉아 있었다. 주전자 밑면에서 물 끓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을 때에야 인선이 침묵을 깨고 물었다.
작별인사만 하지 않는 거야, 정말 작별하지 않는 거야?
아직 주잔자의 부리에서 김이 솟지 않았다. 비등점을 넘어서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
완성되지 않는 거야, 작별이?
흰 실타래 같은 증기가 주전자 부리로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맞물렸던 뚜껑이 달그락거리며 반쯤열렸다 닫히길 반복했다.
미루는 거야, 작별을? 기한 없이?
앞문 너머로 보이는 숲의 아래쪽이 거의 검어졌다. 눈에 덮여 둥글고 부슬부슬한 윤곽선을 새로 얻은 나무 밑동들이 박명속에 희미하게 빛났다.
p.192

 

 

경하가 꾼 꿈을 배경으로 경하와 인선은 영상작업을 하기로 한다.
시간이 지나 인선은 경하에게 프로젝트의 이름이 무엇인지 묻는데, 경하는 '작별하지 않는다' 라고 답한다.
인선은 그 의미에 대해 질문하지만 경하는 끝내 대답하지 않는다.
경하가 이 제목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