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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제자리에 있다는 것/클레르 마렝]



[책 선정 이유]

오랜만에 인문학 책을 읽어볼까 해서 인터넷 서점 인문학 베스트 순위를 보다가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자 마음 먹었게 된 계기는 이 문장이었습니다. 모든 순간을 예측할 수 있을 때, 삶의 게임이 어떻게 플레이될지 정해져 있을 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 게임을 하고 싶을까? 그동안 일을 할 때나 사람을 만날 때, 뭐... 식당을 예약하는 순간조차도 예측 불가능한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엠티비아이와 상관없이...)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나니 예측 불가능한 일을 만나며 비로소 내가 성장한 순간들이 떠올랐어요. 우리 셋 다 변화를 조금은 걱정하는(?) 편이라고 느껴서 같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올해 우리의 첫 책이니, 같이 성장해 보자는 마음으로요...

[독서 후기]
저는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제가 머무는 집을 못마땅해하고 심지어 싫어하기도 해요. 따지자면 내 것도 아니고, 보일러 출장비 꼴랑 2만 원도 안 보내주는 집주인도 짜증나고, 그렇게 깨끗하지도 않고. '나의 집이'라 하기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불편함이 꽤 많거든요. 
저자는 우리가 꿈꾸는 완벽하고 편안한 제자리는 환상에 가깝다고 말하잖아요. 누구나 발을 딛고 있는 공간에서 이물감을 느끼고, 그 어색함이야말로 우리가 환경에 매몰되지 않고 깨어 있다는 신호라고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물리적인 내 자리를 조금 좋아해 볼까... 하며 태도를 조금 바꿔보고 있습니다. (조만간 이사 가긴 할 거지만) 이사 가기만을 기다리며 미루는 게 아니라, 이 투박한 공간에서 나답게 존재하고 발전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사실 뭐 특별한 것도 아니고 이전에도 늘 해오던 사소한 습관들이지만... 불만족스러운 공간이지만 내가 점령하겠다(?)는 생각으로... 침대 위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 내 자리는 침대 위지만 이곳이 지금 가장 나다운 자리이고, 또 언젠가 나만의 자리를 넓혀 줄 시작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상 깊은 구절]
너무 많음 이슈...

[작가/작품 리서치]
"자리는 정해진 목적지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활동이다."
- 인생의 정답 같은 '제자리'를 찾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대신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 당신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자리를 옮길 용기를 가지세요.
- 나에게 완벽하게 딱 맞는 자리에만 머무르면 성장은 멈춥니다. 오히려 불편하고 낯선 자리, 심지어 원치 않았던 부정적인 경험들조차 우리에게 새로운 자원을 발견하게 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 현대인이 일평생 고민하는 "나는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파고드는 에세이. 단순히 '내 자리를 찾는 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공간, 관계, 신체, 사회적 위치 속에서 '자리'라는 개념이 우리 존재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철학적으로 성찰함.

*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자리'의 형태를 다각도로 분석함
-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 공간: 집, 고향, 일터처럼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공간이 우리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할까? 
- 사회적 위계와 부적응: 우리는 직업이나 계급적 위치에 따라 특정한 '자리'를 부여받는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이물감을 느끼는 '부적응자'들의 감각(어색함, 수치심 등...)
- 신체라는 자리: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자신의 몸조차 낯설게 느껴질 때, 우리는 가장 근본적인 자리인 '신체'에서조차 쫓겨나는 경험을 함
- 이동과 이주: 새로운 곳으로 떠나거나, 강제로 밀려나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자리를 협상하고 만들어갈까?

① '제자리'는 고정된 종착지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르면 완벽하고 편안한 '제자리'에 안착할 것이라 믿지만, 그것이 환상일 수 있다고 말함. 우리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에 따라 우리에게 맞는 자리도 계속해서 이동함.
② 부적응과 불편함은 실존의 증거다
자신이 지금 있는 곳이 왠지 불편하고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 실패가 아님. 오히려 내가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깨어 있다는 증거. 타인이 정해준 자리나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 그 '틈'에서 진짜 사유가 시작됨.
③ 자리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명하는 것
우리는 주어진 자리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나만의 고유한 자리를 만들어가야 함. '제자리에 있다'는 것은 정지 상태가 아니라, 세상과 끊임없이 관계 맺으며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넓히거나 조정해 나가는 동적인 과정임.

* 클레르 마랭 : 1974년 파리 출생. 프랑스 엘리트 교육 기관인 고등사범학교(ENS) 출신. 소르본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 받고 현재는 세르지퐁투아즈 대학교 철학 교수.

- 작품 특징 :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키워드로 하는 작품을 주로 씀. 한국에서 번역된 책은 이번 책 외에 청소년 철학책 2종이 있음. 단순히 관념적인 철학에 머물지 않고, 질병이나 노화 등 신체의 고통이 인간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함. 실제로 자가면역질환을 앓으며 느낀 경험이 작업의 밑바탕이 됐다고 함.

『인간은 미래에 어떻게 될까?』 기술 발전이 인간의 신체와 가치관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쉽게 풀어줌
『내 몸, 과연 내가 그 주체일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변하거나 아픈 '신체'와 자아의 관계를 탐구함

[대화 주제]
- '여기가 정말 내 자리구나'라고 느끼며 온전한 평안을 얻는 나만의 공간이나 순간이 있나요? 세상에 시선에서 벗어났다 싶은 그런...
- 익숙하지만 나에게 해가 될 것 같아서 자리를 떠난 경험이 있나요? 그때의 단절이 어떤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줬나요?
- 책에서도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이방인으로 존재할 때 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해요. 분명 다 그런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에게는 '타향'이나 '낯선 곳'이 더 자유롭게 느껴졌던 경험이 있나요?
- 나의 자리를 확인시켜 주는 상징적인 물건이 있나요? 그 물건이 사라진다면 자리라는 감각도 흔들릴 것 같나요?
- 요즘 게이 연프에 푹 빠져 있는데, 다들 커밍아웃에 관해 많은 고민을 나누거든요. 어떤 사람은 가족들이 전혀 나를 이상하게 볼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나의 일이기 때문에 가족과의 연을 끊을 각오하고 말했다고도 해요. 왜 이 이야기를 했냐 하면... 제게 가족은 여태 '제자리'와 같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나는 여기 섞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소외감을 느끼는 날도 있었고, 누구보다 가장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거든요. 그러면 가족은 사실... 저의 자리가 아니었던 걸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믿기는 하는데... 갑자기 제자리란 뭘까... 가족은 뭘까... 더 어려워졌어요.
- 뿌리 내리는 사람 vs 길 위에 서 있는 사람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나요? 혹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 조금 더 내 자리답게 느끼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발제]
클레르 마랭은 '제자리에 있다는 것'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나를 재배치하는 동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정이라는 환상을 버리고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부적응을 결핍이 아닌 하나의 능력으로 바라본다면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