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vel

[홈 스위트 홈/최진영 외 5인]

[책 선정이유]
최진영 작가님의 오랜 팬이라 주기적으로 서점에 들어가서 신간이 나왔는지 확인하곤 하는데요. 이번에 최진영 작가님이 이상 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이 책을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번에 덧붙여 말했지만 올해는 사놓고 안읽은 책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 책도 그 책 중 하나라 친구들과 함께 읽기 위해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대상작을 재미있게, 좋게 읽었다면 다음엔 최진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을 함께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독서 소감]
-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처음 읽어보는데 책이 참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과 평론만 들어있는게 아니라 작가의 자서전, 대표작도 함께 들어있어서인지 대상작이 단순히 표제작 느낌이 아니라 정말 ‘대상’에 걸맞은 대우를 받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할까요..? 대상작과 관련된 글이 초반에 끊임없이 쏟아져서 작품을 좀 더 짙게 읽은 기분이 들었어요. (+ <유진>이 앞서 계속 언급되어서 나중에 읽어봐야 생각하고있었는데 자선 대표작으로 바로 연이어 나와서 반가웠어요)

- 해설 중 상투적인 희망보다 구체적인 슬픔이 우리에게 천국을 선사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대상작을 읽으면서 뭔가 새로운 위로의 방법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어줍잖은 희망의 말보단 구체적인 슬픔이 도움이 될수가 있구나 하는.. 
그리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죽음을 앞두게 되면 저런 태도를 가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매몰차 보일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큰 좌절을 안겨줄 것 같지는 않거든요.. 제 주위 사람이 저런 태도로 죽음을 맞이했다면 슬프긴해도 당신 말처럼 당신은 여기에 이제 더는 없구나 깨끗하게 떠났구나 하면서 미련없는 슬픔으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싶었어요.

- 나머지 다섯편의 수상작들도 대상작 못지않게 좋았는데 이후에 선정 경위를 읽으면서 제가 좋았던 작품들이 최종 선정 직전까지 올라간 걸 보고 뭔가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나도 이게 좋았는데!’ 하는 느낌으로요ㅋㅋ 또 예심에 붙었던 다른 작품들도 나열되어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안보윤 작가님의 글도 좋아해서 <애도의 방식> 이라는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사에서 떨어져서 세상에 나오지 못했는데 이렇게 다 적어두면 독자들은 궁금해서 어떻게 살란 말일까요.. 예심에서 떨어진 작품들만 구성해서,,, 책을 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았던 구절]
- 그런 일들에 대해 요즘 자주 생각한다. 분명 일어났으나 아무도 모르는 일들.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무수한 순간들. 그런 것들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한 사람의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들의 총합이라고 생각하면 의미가 없을 수만은 없고. 폭우의 빗방울 하나. 폭설의 눈송이 하나. 해변의 모래알 하나. 그 하나가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렇지만 나는 청개구리를 기억한다. 이유를 망각한 나의 울음을 기억한다. 아주 많은 것을 잊으며 살아가는 중에도 고집스럽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 왜 남아 있는지 나조차 알 수 없는 기억들. 나의 선택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나를 선택하여 남아 있는 것만 같다. 청개구리가 나를 선택했다. p. 14

- 나는 죽어 가고 있었다. 살아 있다는 뜻이다. 죽음을 죽음 자체로 두기 위해 오래 바라볼수록 두려움보다 슬픔이 커졌다. 두려움은 막연했으나 슬픔은 구체적이었다. 거기 나의 희망이 있었다. 슬픔을 위해서 움직일 힘이라면 아직 남아있었다. p.26

- 사랑을 두고 갈 수 있어서 나는 정말 자유로울 거야. 사랑은 때로 무거웠어. 그건 나를 지치게 했지. 사랑은 나를 치사하게 만들고, 하찮게 만들고, 세상 가장 초라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어. 하지만 대부분 날들에 나를 살아 있게 했어. 살고 싶게 했지. 어진아, 잘 기억해. 나는 이곳에 그 마음을 두고 가볍게 떠날 거야. p.34

- 과거에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멀리까지 찾아와 대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상상하면 행복했다. 그들이 찾는 것을 기적처럼 꺼내어 건네주는 상상은 천국 같았다. 또한 나의 천국은 다음과 같은 것. 여름날 땀 흘린 뒤 시원한 찬물 샤워. 겨울날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바라보는 밤하늘. 잠에서 깨었을 때 당신과 맞잡은 두 손. 마주 보는 눈동자. 같은 곳을 향하는 미소. 다정한 침묵. 책 속의 고독. 비 오는 날 빗소리. 눈 오는 날의 적막. 안개 짙은 날의 음악. 햇살. 노을. 바람. 산책. 앞서 걷는 당신의 뒷모습. 물이 참 달다고 말하는 당신. 실없이 웃는 당신. 나의 천국은 이곳에 있고 그 또한 내가 두고 갈 것. p.37

 

[작가/작품 리서치]
- 이상문학상은 작가 이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뜻으로 매년 이어지고 있는 문학상인데, 제 1회는 1977년 <서울의 달빛 0장> 으로 김승옥이 수상했다. 

- 책 디자인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수집 덕후들의 빡침을 키우는 중이다. 2012년에 난데없이 디자인과 크기를 바꾸더니 2015년에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디자인을 내놓았다. 2016년도 기어이 디자인을 또 바꿨다. < 라고 나무 위키에 나오는데 너무 웃김.. 근데 지금 디자인도 구리다고 언제 바뀌냐고 욕먹고 있는 것이 포인트…

- 수상이 되면 계약서에 3년동안 저작권이 양도 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작가가 작품을 표제작으로 수록하거나 다른 단행본에 쓸 수 도 없게 되어있어서 몇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몇번 있었다. (2020년 김금희 작가를 시작으로, 최은영, 이기호 작가도 거부, 2019년 대상 수상자 윤이형 작가는 절필을 선언 - 입장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qcs47mFXSVq9Ie3jty3Kg3PlvbMIYK93NrIen4e_sHY/preview)  

이번 수상에서 논란됐던 저작권 침해 조항이 삭제 됐는데, 최진영 작가가 수상하면서 “누군가 먼저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 바궈놓은 이 밥상을 그냥 먹어도 되나 마음 한켠 죄책감이 있고 그때 목소리를 내준 작가들이 없었다면 이 상을 받을 수도 없지 않았을까 한편으로 생각했다” 라고 말했다고..

 

[발제]
- <홈 스위트 홈>에서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꿈에 그리던 집을 지으며 시한부인생을 이어나갑니다. 여러분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대화 주제]
- 위에서 너무 대상작 이야기만 주구장창 한 것 같아서… 수상작 하나씩 짚어가면서 이야기를 해보고 제일 좋았던 작품 고르기..!(대상작 제외) 

- <나, 나, 마들렌> 에서 쪼개지는 주인공(?)은 진짜 일까요….?(판타지적 요소로) 
읽으면서 어쩌면 소설가를 연민하는 나/(마들렌의 사건으로) 소설가를 미워하는 나의 모순적인 여러 마음들을 은유하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다들 여기서 등장하는 분열된 자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