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선정이유]
초록이 다 저물어버린 계절이 오긴했지만.. '내 차례가 오면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때에는 그래도 거리에 초록이 남아있었답니다...^^;;.. 아무튼 뒷표지에 적힌 문구를 읽고 이건 친구들이랑 꼭 같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요즘 우리 각자가 지닌 고민이나 감정들이 다 다르겠지만.. 어쩌면 그 감정들이 모두 비슷한 지점에서 계속해서 맴돌고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뒷표지만 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슬픔을 따뜻하게 다루는 책을 읽으면 그 감정들이 조금은 환기가 되지 않을까했습니다...! 다들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독서소감]
- 한국 소설을 찾을 때 늘 원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 책이 바로 제가 읽고 싶어했던 그 분위기와 일치하는 것같아요. 어딘가 무거운 감정들을 덤덤하게 다뤄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좋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성공했다! 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어요.
- 한달에 한번씩은 이유없는 슬픔이 찾아와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번 책을 읽을 때가 딱 그 시기가 겹쳤을 때였어요.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슬픔을 다루는 방식들이 명확한 이미지로 제시되어있으니까 좀 속이 시원했어요. 낙타로 변해버린다거나, 돌을 뱉을 때.. 특히 돌을 뱉어내는 주인공을 보는 내내 저의 이유없는 슬픔들도 함께 뱉어내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정말정말 가벼워졌던 것 같아요..!
[작가/작품 서치] - https://www.youtube.com/live/AX775Y_XQco?si=V5pmAIOGiIqRy6Ti
<초록고래가 있는 방> :
- <낙타와 고래> 라는 제목으로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함. 원래 제목이 <초록고래가 있는 방>이었는데 편집자의 추천을 받아 제목을 바꿔서 출품했다고..(지금은 후회중이시라고 한다, 초록고래가 있는 방이 조금더 직관적인 느낌이 들어서)
<초록은 어디에나> 라는 제목으로 이번 책을 내니까 다시 처음 지었던 제목으로 올렸다고 한다.
- 한계점에 다다른 인물을 그리기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이미지를 그려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오히려 견딜 수 없는 이미지를 가장 잘 견디는 이미지와 섞어놓으면 좋을 것같다고 생각해서, 낙타를 떠올림. 낙타는 항상 견디는 동물 (묶여있는 동물)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도시에서 가장 없을 법한 동물을 생각했다)
<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 슬픔에 돌이라는 이미지를 씌운 이유. 슬픔은 늘 단단하다 생각했음. 그리고 동생이 예쁜 돌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고. 하나하나 생김새가 다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걸 보니 좀 새롭게 보였다. 감정의 물성과 연결지으면 재밌겠다 생각해서 쓰게 되었다.
- 선영과 희조가 만들어진 계기? 원래는 인물 각각 한편의 소설을 쓰려고 했었음. 선영 - 애도의 과정이 계속해서 중단되는 인물(돌을 뱉어냄으로써) / 희조 - 도벽이 있는 인물(제일 황당한 물건을 훔치는 ex.돌이 담긴 유리병, 장국영). 둘이 만나면 감정이 잘 얽혀져서 재밌겠다 싶어 한 소설안에 엮어서 냄
<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
- 주영이라는 인물에게 영하언니는 어떤 존재인걸까. 주영은 언니를 항상 기다리는 인물. 기다림은 항상 사랑의 영역과 연결 되어있다고 생각. 주영이 영하에게 느끼는 영역은 소설을 처음 쓸 때부터 사랑이라 생각했음. 오키나와에 눈이 온다는 것 자체가 기적같은 일인데 그 둘의 사랑이 그런 느낌이라 생각함.
- 작가님이 대학교 때 실제로 금괴밀수를 하자는 제의를 받았었다고 함. 거절하고 나니 금괴밀수 일당이 뉴스에 나왔다고...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 - 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의 가장 마지막 장면을 좋아하신다고 함
이 결말 때문에 이 소설을 마지막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함
내용 중에서는 약간 짧은 환상으로 언니와 함께했던 시간의 초반으로 돌아가는데, 작가님은 인생에서 어떤 중요한 만남이 어떤 방식으로 매듭지어졌다고 생각하면 제일 첫순간을 떠올리는 습관이 있다고. 책도 다 읽고 첫 장면을 다시보면 되게 묘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다시 그 감정을 꺼내는 게 소중하다 생각해서 인물들이 초반에 공항에 있는 모습을 제3자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꾸며서 다시 보여줬다고.
<초록은 어디에나> 에세이 :
언제 소설을 쓰고싶은 마음이 드는지? 구상할때가 항상 제일 재밌다. 제일 좋은 순간은 일상에서 '이것 좀 재밌다', '계속 지나치고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엄청 신기하네/웃기네' 이런 감정이 들떄 그걸 수집하듯이 적어놨다가 재밌게 풀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듦. < 이런 마음이 계속 생겨날때 재밌고 소설을 쓰고싶다
[인상깊은 구절]
-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진다는 말의 의미는 하나의 마음이 그토록 무수히 찢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낱낱이 다른 천 개의 슬픔과 만 개의 슬픔이 생겨났다는 뜻이라고.p.46
- 한참을 서성이다가 집에 돌아오자 허전해진 거실 한구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룻바닥에 남은 동그랗고 옅은 화분의 테. 그것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자 오한이 났다. 나는 재빨리 손으로 입을 막은 다음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평소보다 강하게 목구멍이 조여왔고, 몇 번의 구역질 끝에 나는 손바닥 위로 돌 한 덩이를 토해냈다. 갓 태어난 슬픔은 언제나 그렇듯 차갑고도 새파랬다. p.52
- 나는 정말 괜찮았다. 늘 괜찮아서 문제였지. 택시 유리창에 머리를 기댄 채로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은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으니까. 내가 영하를 더는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영하를 보고 나서야 깨닫게 된 것처럼. 어떤 슬픔은 이미 오래전에 내 곁을 떠나 있었다. p. 94
- 너도 싫어하는 사람 있으면 해봐. 영하 언니가 말했다. 나는 저주할 만큼 싫은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 안 돼, 영하 언니가 말했다. 남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대. 말도 안 되는 말 같다가도, 곰곰 생각하다 보면 맞는 말이었다.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만큼은 확실했으니까. p.116
[대화주제]
- <초록고래가 있는 방> 중에서 슬플 때마다 동물로 변하는 주인공처럼, 만약 여러분도 같은 상황에서 동물로 변하게 된다면 어떤 동물로 변하고 싶나요?
- <사려 깊은 밤, 푸른 돌>에서 슬픔을 돌의 이미지로 보여줬는데, 기쁨을 사물로 표현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발제]
- <사려 깊은 밤, 푸른 돌>에서는 뱉어낸 돌을 본 사람들은 슬퍼지는데요,,, 여기선 슬픔에 전염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슬픈사람이 n명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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