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선정 이유]
해마다 관례처럼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찾습니다. 요즘은 무슨 이야기가 트렌드인가~ 를 알 수 있어 좋아요.
온점에서 문학 작품을 읽은 지 한참됐는데 다시 한번 스타트 끊어 보는 마음으로 선정했습니다.
[독서 후기]
다른 작품집들이랑 기억이 섞였을 수도 있긴 한데, 이번에는 특히 난해한 작품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한 가지 소제에 치우쳐져 있지도 않고요. 한 편 한 편 무겁지만은 않은 마음으로 읽어내려 갔습니다.
가장 오래오래 생각나는 작품은 <파주>였어요.
제목만 보아서는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이 안 됐는데, 폭력 가해자에게 향하는 복수극이더라고요.
피해자가 몇 년간 담아만 두다가, 딱 '1년' 동안만 복수하겠다고 찾아온 게 더 처절해 보였어요.
'나'는 물리적으로 정호의 곁에 머무르지만, 심리적으로는 이별을 한 거겠죠?
통쾌하지 않은 이 이야기가 오래오래 생각날 듯해요. 나도 모르게 피해자였을지도, 가해자였을지도 모를 때를 생각하면서요...
최은영이 추천하는, 김남숙 <파주>
"조금의 자기연민도 허락하지 않는 인물의 외로움을 바라볼 때면
자신의 마음을 오랫동안 깊게 파내려간 작가의 시간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고마운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인상 깊은 구절]
[작가/작품 리서치]
김멜라-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룬 소설 多. 여성 혐오, 성차별, 사회적 불평등 등...
제15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이응 이응'은 성욕을 해소하는 기계('이응')가 보급된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공공장소는 물론 학교 기숙사에도 설치된 '이응'으로 매춘이나 원치 않는 임신, 성범죄는 줄고, 출생률은 늘어나 사회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그러나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함께 살던 할머니와 강아지 보리차차가 떠난 후 기계가 아닌 "뺨을 맞대거나 포옹"하기를 원한다.
어떻게 이응이라는 소재를 구상했나요?
쉽게 말하자면 ‘이응’은 공개적이고 합법적으로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가상 체험 공간 혹은 섹스를 위한 장치예요. 하지만 전 ‘섹스’를 대체할 새로운 말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늘 성에 관한 단어들이 나를 온전히 표현하지 못한다고 느끼거든요. ... 새로운 언어를 만들면 경험과 이야기가 쌓일 테니 이응을 통해 가상의 세계를 그려봐야겠다 싶었죠.
기술의 발전과 섹슈얼리티 사이에서 무엇을 고민하며 소설을 썼나요?
... 성욕을 포함한 인간의 본능은 변치 않지만, 사회는 고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가고 있어요. 그럼에도 성범죄는 계속해서 일어나고요. 이런 덜거덕거림을 느끼던 중, 기술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상의 장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만지고 감각하는 일이 소설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스로 포유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웃음) 제 생각에 어류나 곤충과 구분되는 포유류의 가장 큰 특징은 만짐과 만져짐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 만지거나 만져지는 것이 난 참 좋은데, 이게 왜 좋을까.(웃음) 이게 좋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런 걸 고민하며 소설을 썼죠.
주인공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존재를 할머니와 강아지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인공이 손으로 만지고 피부로 접촉할 수 있는 대상을 생각했어요. 친구나 애인일 수도 있지만 할머니의 주름진 손, 푸들의 복슬복슬한 털을 떠올리니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기술이 발전해 우리가 더 이상 타인과 물리적으로 접촉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그때도 여전히 사랑이 유효할까요?
그때야말로 우리가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억지로 노동하지 않아도 되고 의무로 관계 맺지 않아도 될 때. 물질적인 이유나 필요에 의해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면 진실로 연결되고 싶은 존재를 찾을 테니까요. 인간, 세포, 원자의 존재 원리를 따라가다 보면 거기엔 결국 ‘연결’이 있다고 해요. ... 세상이 어떤 여건에 처하건 인간에게 사랑과 연결은 부재할 수 없다고 봐요.
소설 <이응 이응>을 쓰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소설은 결국 사랑을 확인하며 끝난다는 것이요. 누군가 죽고 관계가 파탄 나더라도 결국엔 타인과 사랑을 한번 더 믿어보는 이야기여야 소설을 끝낼 수 있더라고요. ... 인물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붙들 수 있는 건 결국 사랑뿐임을 알게 돼요. ... 사랑해, 고마워, 보고 싶어. 이런 말을 현실에서 꺼내기 어려워 소설 안에서 표현하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이때 말하는 사랑에는 최소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음… 내려놓기요. 내 주장을 내려두고 사랑하는 존재의 뜻을 채워주는 것. 놀랍게도 그게 나의 기쁨이 되잖아요. ... 하지만 그건 관계 안에서 배우고 노력하고 또 훈련해야 하는 일이죠.
마지막 질문이에요. 결국 작가로서 소설을 쓰게 되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보고 싶어요. 비록 소설 안에만 존재할지라도요. 내가 느낀 아름다움의 감각, 슬픔의 정서, 사랑의 순간을 소설 안에 녹여내고 싶어요. 그 안에도 미움이나 갈등이 있겠지만, 인물이 스스로 헤쳐나가 결국 타인과 사랑에 다시 한번 마음을 열게 되는 그 과정을 응시하고 만들고 싶어 소설을 써요.
‘2024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김멜라 소설가 인터뷰|마리끌레르(Marie Claire Korea) – 마리끌레르 코리아 | MarieclaireKorea
[대화 주제]
-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주호와 희주가 눈치 보지 않고 연대하듯이, (망해가는 세상에서) 누군가와 연대하고 희망을 발견해 본 적이 있나요?
- <언캐니 밸리>의 염산 테러 범인... 택시 운전사는 아니겠죠? 범인은 누구이며 왜 범행했을까요? 부유 마을의 노부부는 어떤 존재로 보이나요?
-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무엇인가요?
[발제]
"나는 울고 있었지만, 비옷을 입고 빗속을 걷는 것처럼 두 뺨은 눈물 자국 없이 보송했다"
<이응이응> 마지막 문장은 각자 어떤 의미로 읽혔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나'는 이응 없이도 잘 살 것 같나요? '나'는 이응 없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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