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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사랑 파먹기/권혜영] 지치지 좀 않게 해 주세요



[책 선정 이유]
요즘은... 바야흐로 대학교 2학년 시절, 프로듀스 101 2에 푹 빠졌을 때보다 훨~씬 훨씬 열정적으로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덕질의 대상은 바로 NCT WISH 그중에서도 '리쿠'이지요...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내 자식)
이전까지 가성비 덕질만 해 오다가 요즘에는 앨범이나 포카, 각종 굿즈... 생카까지 자꾸만 돈을 쓰고 싶어 하는데요, 평소와 다른 제 모습을 본 주변인이 이 책을 선물해 줬습니다. 사실 이 모임 안에 덕질 메이트가 있기도 하고... 수진양도 샤이니를 꽤나 오랫동안 좋아한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읽어 보면 어떨까 해서 선정했습니다! 같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독서 후기]

ㅏㅏ


[좋았던 구절]

- 잠이 들기 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누군가의 꿈에 등장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상상이 만들어 낸 허구의 인물일 수도 있다. 그럴수록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바깥의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며 어떡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죽이든지 살리든지 알아서 하길 바란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판단하지도 관여하지도 않겠다. 66p.
- 나는 창문에 반사된 해마의 굴곡진 옆태를 넋 놓고 쳐다본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생겼지. 현실감 없는 저 얼굴을 지켜보면 볼수록 이 모든 게 꿈만 같다. 꿈이면 영원히 깨고 싶지 않네. 87p.
- 별도 달도 뜨지 않은 어둡고 흐린 밤이지만 이 지상 에서는 환한 햇살 한 줄기가 나를 비춘다. 더 이상 모자와 마스크 값이 아깝지 않다. 89p.
-그렇게 콩나물이다가 사무실에 도착하면 파티션 속의 체스 말로 변신한다. 업무 중간에 쉬는 시간은 별로 많지  않지만 화장실 안에서라도 떡밥을 확인한다. 맞은편 책상에 앉은 직원에게 모함을 당한 날에는 컴백 티저가 뜬다.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해 팀장의 눈치를 하루 종일 봐야 하는 날에는 공식 굿즈 판매처 링크가 올라온다. 그러면 체스 말의 맡은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겠다는 다짐이 선다. 104p.
- 윤주는 진짜 같은 가짜 스테이지를 보며 생각했다. 진짜가 아니면 어때서? 가짜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건가? 꼭 진짜 사람과 몸을 맞대고 하는 진짜 사랑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건가? 그럼 나 같은 사람은 평생을 고독 속에서 의미 없이 사랑 없이 홀로 살아야 하나? 여섯 명의 가짜 소년들이 무대 앞쪽으로 오더니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간격으로 도열해 섰다. 순정 만화에서 튀어나온 자가 하나, 둘, 셋, 선창하자 모두가 우렁차게 단체 구호를 외쳤다. in the end! 우리는 아쿠아입니다! <사랑 파먹기>


[작가/작품 리서치]
권혜영 작가
중학생 때부터 누군가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덕질 구력이 20년 이상.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더보이즈 현재 덕질 중)
“같은 콘서트를 가더라도 1층 프런트에서 보는 사람이 있고 4층에서 보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콘서트장 바깥을 떠도는 사람도 있다. 덕질을 통해 얻으려는 것도 각자 다르다. 이처럼 다양한 덕질의 형태를 관찰하고 썼다. 아이돌 입장은 헤아리지 못해도 팬의 시각은 잘 묘사해낼 수 있겠다 싶었다”

Q. 작가님에게 누군가에를 좋아하는 감정은 어떤 걸까요? 좋아한다는 것이 내가 어떤 대상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수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일방적인 사랑이잖아요. 이런 일방적인 사랑의 좋은 점이 있을까요?

A. 제가 '현재'를 덕질하는 동안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힘닿는 만큼은 좋아하고 싶어요. 그런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내가 그 대상으로부터 특정한 뭔가를 원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나는 '현재'가 너무 좋으니까 내 존재를 반드시 알리고 싶다, 더보이즈가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사소한 갈망들도 있겠죠. 콘서트는 맨 앞좌석에서 보고 싶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고 싶다, 그런 바람이 제 덕질의 추동력이 되지는 않는 거죠. 물론 그냥 좋아하고 있다가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벌어진다면 정말 기쁘기야 하겠지만요.

민음사 TV 김화진 편집자 소개 도서

키워드 해시태그 #소진
"일상이 소진된 어른이 된 사람들한테 약간의 열정으로 제시하는 게 아이돌을 사랑하는 마음들이에요. 무한정의 '마르지 않는 사랑' 같은 그 영역에서도 아이돌에게 준 사랑을 후회는 하지 않지만 허무함을 느끼는 인물들이 등장을 하거든요. 열정적인 마음을 한순간에 잃어버렸다는 것에서 공감되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회사 생활을 몇 번씩 하거나 직업을 몇 번씩 갖다보면 지칠 때 있잖아요. 아주 작은 해방구를 만들어주는 권혜영 작가의 소설 스타일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책 소개
소설가 권혜영은 삶도 게임처럼 잠깐 멈추었다 재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겠다는 듯 일시정지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게임은 완전한 멈춤이 가능하지만 진짜 삶은 자비 없이, 마치 인물들의 비참한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계속된다.
권혜영의 인물들은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어김없이 기묘한 일들에 휘말린다. 이때 권혜영이 인물들에게 베푼 환상은 환상으로만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현실에서 멀어졌던 인물들을 다시 삶 속에 되돌려놓음으로써 권혜영의 작품은 더욱 깊은 울림을 획득한다. 짜릿한 환상이 단지 유예된 현실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은 슬프지만 이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사랑 파먹기』를 덮은 뒤, 독자들 역시 눈앞에 놓인 각자의 슬픔 너머 다시 이어질 현실을 보다 덤덤히, 그리고 기꺼이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띠부띠부 랜덤 슬라이드」
궁극적으로 누워 있는 상태를 꿈꾸며 실업급여 180만 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 어느 날, 빵을 먹고 획득한 희귀 띠부씰을 중고 거래하러 나간 놀이터에서 처음 보는 미끄럼틀을 발견한다. 미끄럼틀을 둘러싼 아이들 중 그 누구도 미끄럼틀을 타지는 않고, 저마다 챙겨 온 물건들을 미끄럼틀 안으로 굴려 보내기 바쁘다. 그날 밤, ‘나’는 쓸모없는 물건들을 잔뜩 챙겨 놀이터를 다시 찾는다.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
3교대 마지막 조 근무를 마친 뒤 자정이 넘은 시각 귀가하여 겨우 잠에 빠지려는 찰나, 화재경보기가 요란스레 울린다. 다음 날 출근 전까지 잘 수 있는 시간을 가늠하며 비상계단을 내려가는데 아무리 내려가도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휴대폰을 들여다보아도 전화도 인터넷도 먹통이다. 오늘 밤, 나는 과연 잠들 수 있을까? 이 비상계단의 출구는 어디일까?


「여분의 해마」
오랫동안 사랑해 온 나의 아이돌 해마. 구하기 힘든 포토카드를 거래 후, 집에 와 확인해 보니 미세한 스크래치가 보인다. 괜히 비싼 값을 주었나 하는 후회도 잠시, 스크래치가 커지더니 사진 속 해마가 내 방 안으로 튀어나온다. 영상과 사진으로만 만나던 아이돌이 눈앞에 나타나다니, 나는 해마에게 데면데면 말을 걸어 본다.


「사랑 파먹기」
‘최애’ 아이돌의 사건사고에 지친 세나, 여전히 세나가 좋아하던 아이돌을 사랑하는 정인, 사랑은 자신에게 멀고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쁜 윤주. 셋은 우연한 계기로 한 카페에서 스친다. 세나는 포토카드를 처분하러 왔고, 정인은 이를 구매하기 위해, 그리고 윤주는 그곳에서 일일 아르바이트 중이다. 사랑에 열광하고, 사랑에 지치고, 사랑에 무심한 이들 셋을 동시에 구원할 사랑이 이 세상에 있을까?


「유예하는 밤」
좋으니까 계속한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해 온 혜진은 이제 음악도 삶도 그만두려고 한다. 할 만큼 했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고, 무너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지막을 기다리며 누워 있을 때, 혜진의 유튜브 채널 알림이 울린다. 혜진의 노래를 너무 잘 듣고 있다는 응원의 댓글이 달린 것이다. 그런데 댓글을 단 사람은 무언가 단단히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혜진은 그가 알고 있는 자신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들개들의 트랙 리스트」
누나 부부가 런던 여행을 즐기는 동안 강아지를 돌봐 주기로 한 ‘나’. 쾌적하고 넓은 집을 구경하다 문득, 밴드 멤버들에게 오늘은 연습실을 빌리는 대신 이곳에서 연습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상한 제안을 하는 리더 형. 설상가상 강아지도 보이지 않는다.


「다음 챕터」
‘나’는 벌써 100일째 도서관에 산다. 씻는 것은 이른 아침 도서관 화장실에서 하고, 부족한 잠은 영화감상실에서 가장 긴 영화들을 택해 보충한다. 그러고는 하염없이 책을 읽는다. 지척에 집을 두고 ‘나’가 도서관에 사는 이유는 무얼까. 도서관살이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1. 궁극적으로 누워 있는 상태에서 바라보는 사랑
인물들은 누운 채로도 살 수 있는 방법에 골몰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삶의 질서를 발명해 낸다. 삶의 물살이 ‘나’를 지나쳐 흘러간다면, ‘나’ 역시 물살과는 관계없이 물살 위에서, 혹은 깊은 물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듯이.

2. 내가 만든 사랑으로 살기
누운 자리에서 사랑은 일용할 양식이다. ‘누운 채로 살기’라는 삶의 방식을 개발해 낸 인물들은, 파먹고 살 만한 사랑 역시 제힘으로 만들어 낸다. 그 사랑이 만질 수 없는 먼 곳에 있을지라도,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일지라도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직접 만든 사랑을 하나씩 품에 안아 든 인물들은 또 하루를 살아갈 만한 양식과 함께 눈을 뜬다.  

3. 다음 챕터 앞에서
삶의 파도를 견디기 위해 나만의 작은 세계를 수도 없이 부려 놓은 인물들은 결국 자신이 그것들을 딛고 다음 단계로 향해야 함을 알고 있다. 「다음 챕터」의 주인공이 문득 내일로 넘어가야 할 이유를 고민할 때 작은 열기를 내뿜는 것과 같이, 『사랑 파먹기』는 우리의 불투명한 미래에 촛불 하나만큼의 작은 온기를 선사한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미약하지도 않은 이 불꽃은 우리의 하루를 꼭 맞게 밝혀 줄 것이다.


[발제]

이희주(소설가 추천평)
이 소설집의 제목은 ‘사랑 파먹기’인데, 떠올리면 손가락으로 자기 심장을 찌꺼기까지 긁어 먹는 모습이 떠오른다. 제 살을 파먹는 고통 속에서만 굶주림과 목마름이 가실 때. 환상이 우리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가 환상을 위해 복무할 때. 그때 우리의 진짜 세계는 어디에 있는가?

추천평에서 소설집 제목에 관해 말했는데요, 처음에 저는 이 제목을 듣고 표지를 보면서 딸기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한 걸 푹푹 떠 먹는 상상을 했어요. 덕질 용어 중에 '떡밥'이라는 게 있잖아요. 밀린 떡밥 주워 먹는다, 떡밥이 없다, 등등... 그런 의미로 아이스크림을 아이돌의 떡밥이라고 비유했다 친 거지요. 

그런데 추천평에서는 파먹기를 약간 섬뜩하게 표현했더라고요?
위 추천평을 같이 뜯어보고, 각자가 생각한 제목의 의미를 이야기해 보면 좋겠어요.


[대화주제]

- 모두 덕질을 해 보았으니까! 자신이 느낀 덕질의 순기능이 있다면? 반면에 역기능도 있었는지요?
- 최근에 버추얼 아이돌에 관해 몰랐던 정보를 하나 얻었어요. 버추얼 아이돌과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아요.
- 나의 최애가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나의 반응은...?
- 각자의 최애 떠올리며 주접 한 바가지 실시